질문 있습니다. 어른이 되어서 신을 믿게 되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요정에 대한 유비는 안 맞다는 글의 요지는 알겠습니다. 그럼 신을 믿는다는 건 뭔가요? 그냥 '나는 신이 있다고 생각해. 끝.'이면 되나요? 아니면 어떤 행동양식 같은 걸로 알 수 있는 건가요? 09.06.10 02:30
꼭 외부검증 문제가 아니라 자기검증 단계에서도 신을 믿는다는 게 뭔지 알아야 내가 신을 믿는지 안 믿는지 알 수 있지 않을까 해서요 _ 전 종교나 믿음에 대해 잘 모르니 궁금해서 그럽니다 신학이나 철학에선 뭐라고 하나요?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제가 쓴 글이 아니라 제가 답변해도 될지 모르겠네요 ^^
09.06.10 02:32제 경우에 비추어서 답변드리자면, 저는 '신앙'은 세계관/가치관/행동양식의 총합이라고 생각하는데요
09.06.10 02:32같은 행동양식을 드러낸다고 해도 세계관/가치관이 다르면 같은 신앙이라고 볼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09.06.10 02:36다른 종교는 잘 모르겠고, 제가 믿는 기독교에 대해 한정지어 말씀드린다면
09.06.10 02:37'신을 믿는다'는 것은 '인간'의 본성적 악함과 한계를 인정하고
09.06.10 02:37다른 사람을 위해 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말씀드리겠습니다.
09.06.10 02:39때문에 '자기검증' 단계에서는 자신의 동기가 얼마만큼이나 '이타적'이려고 하는지를 돌아봄으로써 알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09.06.10 02:43'인간의 본성적 악함과 한계를 인정하고 다른 사람을 위해 살기 위해 노력하는' 다른 많은 종교나 가르침이 있지만, 그런 결과를 내기까지의 세계관이 다르기 때문에 각 종교는 다르다고 바꿔서 이해해도 될까요? / 제 경우 '사람이 착하게 살 수 있게 한다면 종교든 뭐든 좋고, 종교 권위체를 만드는 건 별로고, 그래서 가급적 거대 교세를 자랑하는 동네랑은 안 놀아' 정도의 생각이거든요. 그래서 종교라는 게 왜 그리 갈라져 있어야 하는 건지 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곤 했어요. 말씀 주신 게 어느 정도 답이 될 것 같습니다.
09.06.10 02:45ㄴ 그렇지요.
09.06.10 02:45왕년에 어느 르뽀에서 아기교였나 사이비교 신자로 거기 들어가서 막 박수치고 교주 받들고 이런 사람을 취재한 걸 봤었는데 그게 참 충격적이었어요. 내가 여기서 이렇게 사는 게 행복하고 좋다고 인터뷰한 그 아저씨가 그러더라구요. 이쯤 되면 행복이 뭐고 종교는 뭐고 인생의 의미란 뭔지 혼란스러워질만 하죠. ㅋ
09.06.10 02:47음… 근데 애초에 제 의문이랑은 안 맞는 질문을 하고 답을 했던 것 같네요. 만들어진 신에서 말하는 건 창조주로서의 유일신일 텐데, 질문을 제대로 하자면 '창조주이신 하나님을 믿는다는 건 무엇인가?'가 되겠네요. (이런 실수를)
09.06.10 02:53이 세계가 창조되었다고 믿는 것이겠지요.
09.06.10 02:53하지만 그 방법이 '진화론'일 수도 있구요
09.06.10 02:54중요한 것은 이 세계는 무의미한 우연의 결과가 아니다라는 것.
09.06.10 02:55그리고, 창조주이신 하나님을 믿음으로써 '인간의 본성적 악함과 한계'를 인정하게 되는 것이고
09.06.10 02:55실천규범으로써 '이타적'인 삶을 추구하게 되는 것이지요.
09.06.10 02:55저는 제 믿음의 경로를 쉽게 말하는 사람을 잘 믿지 않습니다. 종교인들 서로 그 정도의 함함함만 갖춰도 큰 분란은 없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09.06.10 02:59밤이 깊은데 말씀 고맙습니다. 깊이 새겨 읽겠습니다.
09.06.10 03:02ㄴ 저는 밤이 아니어서 ^^ 좋은 대화 감사합니다
09.06.10 03:03cryingkids, 러브 앤 피스!
09.06.10 03:03믿는다는 것은 알아간다, 배워간다 혹은 이해한다는 것입니다. 지동설을 굳이 믿으려고 않아도 관찰을 통해 몇가지 사실들을 확인하면 자연히 지동설이 맞다는 것을 깨닫는 것과 같은 이치이죠. 신앙내지 신학이라는 것도 주어진 자료, 성경을 통해 하나님의 존재를 확인해가는 과정이죠. 즉, 믿는다는 것은 건전하고 바른 신관으로 역사와 인생과 우주를 바르게 해석해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콧물, 눈물 흘리거나 잘되면 하나님, 잘못되면 사탄을 탓하는 자의적이고 맹목적인 종교행위는 더더욱 아니구요. 머, 그렇네요. ㅋ
09.06.10 03:20지원, 성경 등의 자료는 '관찰을 통해 몇 가지 사실들을 확인'해서 자연스레 믿을 수 있는 성격은 아니지 않나요? 노아의 방주를 실제로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출애급의 홍해 가르기를 지금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오병이어를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아니잖나요? (성경을 잘 몰라 주워들은 것들만 써봤습니다)
09.06.10 04:25